- 퇴직금 중간정산은 2012년 7월 26일부터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전에는 근로자가 요구하기만 하면 됐습니다.
- 문을 좁힌 이유는 퇴직금을 노후까지 남겨 두기 위해서입니다. 개정 이유에 그렇게 적혀 있고, 퇴직연금을 키우는 개정과 한 묶음이었습니다.
- 지금 인정되는 사유는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때, 큰 의료비, 파산·개인회생, 임금이나 근로시간이 줄어들 때, 재난 피해 정도입니다.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목돈이 급해질 때 한 번쯤 떠올리는 생각이 있습니다. 회사에 쌓여 있는 내 퇴직금을 지금 먼저 받을 수는 없을까. 퇴직하기 전에 그때까지 쌓인 퇴직금을 미리 계산해 받는 것을 중간정산이라고 합니다.
답부터 드리면, 여러분의 사정이 법이 적어 둔 몇 가지 사유에 들어가면 받을 수 있고 들어가지 않으면 받을 수 없습니다. 회사와 사이가 좋은지, 회사가 주고 싶어 하는지는 그 판단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오늘은 퇴직금 중간정산 조건이 왜 이렇게 좁아졌는지, 그리고 지금 남아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를 조문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때는 달라고 하면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05년 12월에 퇴직금 제도를 따로 떼어 낸 법이 생겼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입니다. 이 법의 첫 판은 중간정산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퇴직하기 전에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조건은 근로자의 요구 하나였습니다. 이 법이 생기기 전에도 근로기준법 아래에서 같은 방식의 중간정산이 있었고, 새 법은 그때 미리 받은 퇴직금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다 2011년 7월에 법이 통째로 다시 쓰였고, 1년 뒤인 2012년 7월 26일부터 시행됐습니다. 같은 조항에 몇 글자가 붙었습니다.
| 시기 | 법 조문 | 중간정산의 조건 |
|---|---|---|
| 2005년 12월 ~ 2012년 7월 25일 | 옛 제8조 제2항 |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
| 2012년 7월 26일 ~ 지금 | 제8조 제2항 |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
대통령령은 국회가 아니라 정부가 만드는 시행령을 말합니다. 법은 틀만 세우고 구체적인 사유는 시행령 제3조에 목록으로 맡긴 것입니다. 그 결과 요구만 있으면 되던 것이 사유가 있어야 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막은 이유는 퇴직금을 노후까지 남겨 두려는 것입니다
법제처가 공개한 2011년 전부개정 이유에는 이 대목이 그대로 나옵니다. 중간정산을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처럼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 퇴직금이 퇴직 시점까지 노후에 쓸 재원으로 보존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법 제1조가 정한 목적도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입니다.
중간정산이 노후 재원을 줄이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단순합니다. 미리 받은 돈은 대개 그때 쓰이고, 퇴직할 때 손에 쥐는 몫은 그만큼 작아집니다.
다른 하나는 계산 방식에서 나옵니다. 퇴직금은 계속 일한 기간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으로 정해집니다.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석 달 동안 받은 임금을 하루치로 나눈 값입니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법 제8조 제2항 뒷문장에 따라 근속기간이 그 시점부터 새로 계산됩니다. 그래서 앞선 기간의 퇴직금은 그때의 임금으로 굳어 버립니다. 임금이 오르는 동안이라면 퇴직할 때 한꺼번에 계산했을 몫보다 작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금액을 어떻게 뽑는지까지 들어가면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평균임금과 재직일수로 퇴직금을 직접 계산해 보고 싶다면 얼마지의 퇴직금 계산 방법 글에 계산기가 있습니다.
퇴직연금을 키우는 개정과 한 묶음이었습니다
중간정산 제한만 따로 나온 것이 아닙니다. 2011년 전부개정의 다른 항목을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한쪽으로 모입니다.
- 새 사업장시행 뒤 새로 생긴 사업장은 1년 안에 퇴직연금을 설정하도록 했습니다
- 중간정산꼭 필요한 사유로만 좁혔습니다
- 연금 급여55세 이상 등이 아니면 개인 연금계좌로 옮겨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퇴직급여를 회사 안에 두지 않고 금융회사에 따로 쌓아 두는 제도입니다.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지는 확정급여형과, 회사가 넣을 돈이 미리 정해지는 확정기여형으로 나뉩니다. 확정기여형에는 쌓인 돈을 퇴직 전에 꺼내는 중도인출이 따로 있는데, 여기에도 중간정산과 거의 같은 사유 목록이 걸려 있습니다. 법 제22조와 시행령 제14조입니다.
퇴직금 쪽도 같은 길을 이어 갔습니다. 2021년 개정으로 법 제9조 제2항이 생겨, 2022년 4월 14일부터는 퇴직금도 근로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 계좌로 옮겨 주는 것이 원칙이 됐습니다. 55세 이후 퇴직처럼 시행령이 정한 경우만 예외입니다. 퇴직금이라는 돈을 일시금보다 연금 쪽으로 묶어 두는 흐름이고, 중간정산 제한은 그 흐름의 앞쪽에 서 있습니다.
지금 인정되는 사유는 아홉 가지입니다
현재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적어 둔 사유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번호는 조문의 호 번호입니다.
| 호 | 사유 | 붙은 조건 |
|---|---|---|
| 1 | 본인 명의로 주택 구입 | 무주택자일 것 |
| 2 | 주거 목적의 전세금·임차보증금 부담 | 무주택자일 것, 한 사업장에 다니는 동안 1회 |
| 3 |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의 의료비 부담 | 본인·배우자·부양가족, 의료비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 초과 |
| 4 | 파산선고 | 신청일부터 거꾸로 5년 이내 |
| 5 |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 | 신청일부터 거꾸로 5년 이내 |
| 6 | 정년을 늘리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 시행 | 나이·근속시점·임금액 기준 |
| 6의2 |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 | 줄어든 시간으로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
| 6의3 |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 감소 | 법률 제15513호 시행에 따른 단축 |
| 7 | 재난 피해 |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사유 |
1천분의 125는 12.5%입니다. 연봉의 8분의 1을 넘는 의료비를 본인이 냈을 때만 이 사유가 선다는 뜻입니다.
6호는 흔히 임금피크제라고 부르는 제도입니다. 6의2호와 6의3호는 결이 같습니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평균임금이 내려가고, 그 낮아진 임금으로 그동안의 근속 전체를 계산하면 퇴직금이 깎입니다. 임금이 줄기 전에 한 번 끊어 두게 해 주는 사유들입니다. 목돈이 필요한 사정이 아니라 퇴직금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는 사유라는 점에서 1~5호와 성격이 다릅니다.
목록에 없는 사정은 아무리 절박해도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생활비, 빚 상환, 자녀 학비, 결혼 비용 같은 것들이 여기에 들지 않습니다.
목록은 한 번 좁혀진 뒤 몇 번 손질됐습니다
2012년에 처음 만든 목록과 지금 목록은 같지 않습니다. 늘어난 칸도 있고 오히려 조여진 칸도 있습니다.
| 시행령 개정 | 바뀐 것 |
|---|---|
| 2018년 6월 | 주 52시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이 줄어 퇴직금이 감소하는 경우를 사유에 더함 |
| 2019년 10월 | 요양 사유에 의료비가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임 |
두 번째 줄이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2012년 목록의 요양 사유는 6개월 이상 요양을 하는 경우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2019년 개정 이유는 중간정산과 중도인출의 남용으로 노후 재원이 바닥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 세운 목적이 7년 뒤에도 같은 방향으로 작동한 셈입니다.
개정이 언제부터 적용됐는지, 조문의 경과 규정 보기
2011년 전부개정법 부칙 제3조는 새 중간정산 요건을 시행일인 2012년 7월 26일 뒤 처음으로 근로자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그 전에 이미 받은 중간정산은 그대로 인정됩니다.
2019년 10월 29일 개정 시행령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됐고, 부칙 제2조가 의료비 조건을 그 시행 이후 신청하는 중간정산과 중도인출부터 적용하도록 정했습니다.
사용자는 사유에 따라 중간정산을 해 준 경우 근로자가 퇴직한 뒤 5년이 되는 날까지 관련 증명 서류를 보관해야 합니다. 시행령 제3조 제2항입니다.
신청하기 전에 짚어 볼 것
- 1내 사정이 목록에 있나요아홉 가지 밖이면 거기서 끝납니다
- 2회사 제도가 퇴직금인가요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면 중도인출로 따로 신청합니다
- 3증빙을 갖췄나요회사가 5년 동안 보관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 4근속이 새로 시작됩니다받은 뒤의 퇴직금은 그날부터 다시 셉니다
하나 더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법 문장은 사유가 있을 때 사용자가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고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사유를 갖췄더라도 회사의 퇴직급여 규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정리하면 중간정산은 권리라기보다 좁게 열어 둔 예외에 가깝습니다. 법이 지키려는 것은 오늘의 목돈이 아니라 퇴직한 뒤의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 선이 지금 적당한 자리에 그어져 있다고 보시나요.
본 글은 개인적인 분석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현행(법률 제21475호, 2026. 9. 18. 시행) 제1조·제8조·제9조, 제정 당시(법률 제7379호, 2005. 12. 1. 시행) 제8조, 전부개정(법률 제10967호, 2011. 7. 25. 공포, 2012. 7. 26. 시행)의 제정·개정이유와 부칙.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현행(대통령령 제36220호) 제3조·제14조, 전부개정(대통령령 제23987호, 2012. 7. 26. 시행) 제3조, 일부개정 대통령령 제28983호(2018. 6. 19.)·제30176호(2019. 10. 29.)의 개정이유와 부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