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매도는 남에게 빌린 주식을 먼저 팔고, 나중에 사서 갚는 거래입니다. 값이 내려야 법니다.
- 한국에서 허용되는 것은 빌린 뒤에 파는 공매도뿐이고,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것은 처벌 대상입니다.
- 2025년 3월 31일 재개 때부터 상환 기간 90일, 위반 시 부당이득의 4~6배 벌금 같은 규칙이 함께 붙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주가가 크게 빠지는 날이면 "공매도 때문"이라는 말이 꼭 따라붙습니다. 그 말이 맞는지 판단하려면 먼저 공매도가 무엇을 하는 거래인지 알아야 합니다. 오늘은 공매도를 처음 듣는 분도 끝까지 따라올 수 있게, 순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이 말이 어디서 나오는가
공매도는 주로 세 자리에서 들립니다. 주가가 급락한 날의 기사, 정부가 공매도를 막거나 다시 여는 날의 발표,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의 게시판입니다.
마지막 자리에서는 대개 원망의 말로 쓰입니다. 그런데 원망하든 지지하든, 거래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고서는 그 말이 맞는지 가를 수가 없습니다. 공매도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왜 파는 사람이 값이 내리기를 바라는가"입니다.
뜻 — 없는 주식을 먼저 판다
보통의 주식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팝니다. 사는 것이 먼저이고 파는 것이 나중입니다.
공매도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파는 것이 먼저이고 사는 것이 나중입니다. 내 손에 없는 주식을 어떻게 먼저 파느냐 하면, 주식을 가진 사람에게 빌려서 팝니다. 나중에 같은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서 빌려준 사람에게 돌려줍니다.
이름의 「공(空)」은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내 것이 아닌 주식, 즉 빈손으로 판다는 데서 온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숏셀링(short selling)이라고 하고, 그래서 공매도를 한다는 것을 흔히 "숏을 친다"고도 부릅니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 숫자로 따라가기
한 주에 1만 원인 주식 10주를 빌려 판다고 해 보겠습니다. 손에 들어오는 돈은 10만 원입니다. 그 뒤 값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 나중 주가 | 되사는 데 드는 돈 | 손익 (빌린 값 제외) |
|---|---|---|
| 8,000원으로 내림 | 80,000원 | +20,000원 |
| 10,000원 그대로 | 100,000원 | 0원 |
| 15,000원으로 오름 | 150,000원 | −50,000원 |
| 30,000원으로 오름 | 300,000원 | −200,000원 |
표에서 보듯 공매도는 값이 내려야 법니다. 그리고 주식을 빌리는 데에는 대여 수수료가 붙으므로, 값이 그대로면 실제로는 조금 잃습니다.
공매도의 손실에는 천장이 없습니다. 주식을 사서 들고 있는 사람은 최악이라도 회사가 망해 0원이 되는 데서 손실이 멈춥니다. 공매도한 사람은 주가가 오르는 만큼 손실이 계속 커집니다. 주가가 오르는 데에는 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빌린 주식은 언제까지 갚아야 하나
2025년 3월 31일부터 공매도를 하려고 빌린 주식은 90일 안에 갚아야 합니다. 연장할 수는 있지만 처음 빌린 날부터 모두 합쳐 12개월을 넘지 못합니다. 전에는 개인과 기관의 조건이 서로 달라 "기관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 기간과 담보 비율을 양쪽이 같게 맞췄습니다. 담보 비율은 빌린 주식 값의 105%를 현금으로 맡기는 기준으로 통일됐습니다.
허용되는 공매도와 금지된 공매도
공매도는 둘로 나뉩니다. 이 구분이 한국 공매도 제도의 거의 전부입니다.
| 차입 공매도 | 무차입 공매도 | |
|---|---|---|
| 순서 | 먼저 빌리고, 그다음 판다 | 빌리지도 않고 판다 |
| 한국에서 | 허용 (규칙을 지키는 조건) | 금지 |
| 문제 | 값을 내리는 방향으로 압력을 줌 | 없는 주식이 시장에 풀림 |
차입은 빌린다는 뜻입니다. 빌린 다음에 파는 것이 차입 공매도이고,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것이 무차입 공매도입니다.
무차입 공매도가 위험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회사가 발행한 적 없는 주식이 장부에만 생겨나 시장에 팔리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파는 물량이 부풀려지고, 주가를 실제보다 쉽게 누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불법 공매도"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이 무차입 공매도입니다.
그런데 왜 공매도를 허용하는가
주가를 내리는 방향으로 힘을 주는 거래라면 아예 막으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습니다. 허용하는 쪽의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거품을 빼는 역할입니다. 사는 사람만 있는 시장에서는 "이 회사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생각을 가격에 반영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미 주식을 가진 사람만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매도가 있으면 비싸다고 판단한 사람도 값에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둘째,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입니다. 사고팔려는 사람이 많아야 원하는 값에 바로 거래가 됩니다. 이렇게 거래가 쉽게 이뤄지는 정도를 유동성이라고 합니다. 공매도는 파는 쪽의 참여자를 늘려 유동성을 키웁니다.
반대 근거도 분명합니다. 실제로 무차입 공매도가 반복해서 적발됐고, 개인보다 기관이 빌리기 쉬운 구조가 오래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공매도를 없애지 않는 대신 막는 규칙을 계속 더해 왔습니다. 그 흐름이 아래 표입니다.
| 시점 | 무엇이 바뀌었나 |
|---|---|
| 1996년 9월 | 직전 체결가보다 낮은 값으로는 공매도 주문을 못 내게 함 |
| 2021년 4월 | 불법 공매도에 과징금·형사처벌 도입, 공매도한 투자자의 유상증자 참여 제한 |
| 2023년 11월 6일 | 전 종목 공매도 전면 금지 |
| 2025년 3월 31일 | 공매도 재개. 상환 기간 제한과 무차입 공매도 차단 전산 의무화 |
첫 줄의 규칙은 흔히 업틱룰이라고 부릅니다. 값이 이미 떨어지고 있는 주식을 공매도가 더 끌어내리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입니다. 둘째 줄의 유상증자 참여 제한은 증자 발표 뒤 공매도로 값을 눌러 놓고 싼값에 새 주식을 받는 거래를 막으려는 것입니다. 유상증자가 무엇인지는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차이 글에서 풀어 두었습니다.
걸리면 어떻게 되나
2024년 9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처벌을 크게 올렸습니다. 대부분 2025년 3월 31일 재개일에 맞춰 시행됐습니다.
| 부당이득 규모 | 징역 |
|---|---|
| 5억 원 미만 | 1년 이상 |
| 5억 ~ 50억 원 | 3년 이상 |
| 50억 원 이상 | 5년 이상 ~ 무기 |
벌금은 부당이득의 46배로 올랐습니다. 전에는 35배였습니다. 여기에 최대 5년까지 금융상품 거래를 막거나 상장회사 임원을 못 맡게 하는 제재도 새로 생겼습니다. 불법 공매도가 주가 조작과 같은 무게로 다뤄지게 됐다는 뜻입니다.
헷갈리는 것과 가르기
| 헷갈리는 말 | 공매도와 다른 점 |
|---|---|
| 대주거래 | 개인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파는 거래입니다. 개인이 공매도를 하는 통로가 이것이라, 같은 거래를 개인 쪽에서 부르는 이름에 가깝습니다 |
| 대차거래 | 주식을 빌려주고 빌리는 계약 자체입니다. 빌린 주식을 꼭 공매도에 쓰는 것은 아니어서, 대차 잔고가 늘었다고 곧 공매도가 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
| 인버스 상품 | 지수가 내리면 값이 오르도록 설계된 펀드·ETF입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상품을 사는 것이라, 손실이 처음 넣은 돈을 넘지 않습니다 |
마지막 줄이 실제로 가장 중요합니다. "값이 내릴 것 같다"는 같은 생각을 해도, 공매도는 손실에 끝이 없고 인버스 상품은 넣은 돈까지만 잃습니다.
그래서 볼 때 무엇을 보나
공매도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세 가지를 차례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 1빌리고 판 것인가무차입이면 불법이고, 차입이면 규칙 안의 거래입니다
- 2공매도가 원인인가, 결과인가나쁜 실적이 먼저고 공매도가 뒤따른 경우가 많습니다
- 3잔고가 얼마나 쌓였나갚아야 할 주식이 많으면 언젠가 되사는 물량이 됩니다
둘째 질문이 특히 놓치기 쉽습니다. 주가가 빠진 날 공매도가 많았다는 것은 사실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공매도가 값을 내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에 나쁜 소식이 먼저 있었고, 그 소식을 본 사람들이 공매도를 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질문은 반대 방향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공매도한 주식은 언젠가 반드시 다시 사서 갚아야 합니다. 그래서 공매도가 많이 쌓인 주식은 값이 오르기 시작하면, 손실을 줄이려는 되사기가 한꺼번에 몰려 오히려 더 크게 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숏 스퀴즈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주가가 빠진 날 "공매도 때문"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제 어느 질문부터 던져 보시겠습니까?
수치 출처: 공매도 규제 연혁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공매도 규제연혁」. 2023년 11월 전면 금지는 금융위원회 임시회의 의결(2023.11.5) 보도. 처벌 강화는 금융위원회 발표와 이투데이 보도(2024.9.26). 상환 기간·담보 비율은 금융위원회 공매도 재개 관련 보도자료(2025).
본 글은 개인적인 분석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